경영 에세이

'약자(underdog)'야 말로 난세를 즐겨야 한다 유튜브에 '개그계의 마블 시네마틱' 이라 불리는 채널이 있다. 바로 '피식대학'이다. 피식대학의 맴버들은 본래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TV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되자 유튜브로 넘어와서 채널을 개설했다. 피식대학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구독자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의 영상에선 기존 공중파 채널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는 것이다. 나 또한 피식대학을 보다보면 재미는 물론이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기획력이나 연기력에 늘 감탄을 하게 된다. 피식대학은 어떻게 매번 이런 신선하면서도 놀라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 피식대학은 기업으로 치면 스타트업과 같다.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 과거의 콘텐츠들을 보면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는 ..
마케팅은 비용(cost)인가? 수많은 경영자들, 그리고 마케팅 전문가들마저 착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마케팅을 ‘비용’으로 보는 관점이다. 이건 불황을 대처하는 기업들의 모습에서 자주 목격된다. 이들은 영업 마진이 줄어들면 마케팅 예산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기업들이 마케팅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잘못됐다. 그는 마케팅이야 말로 결과, 즉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마케팅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비용으로 보았다. 드러커는 어떤 제품도 고객을 찾지 못하면 전혀 가치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는 과거에 전문 매거진 회사의 마케팅 자문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그 회사의 사장은 지면 광고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줄자 온라인 사업으..
'기업가(entrepreneur)'라는 말의 의미는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 1. 완전고용사회는 끝이 났다. 미국은 196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은 1990년대 후반 IMF 이후 고용사회는 막을 내렸다. 역사적으로 가장 안정적이고 부유했던 풍요의 시절이 지나고 전세계적으로 파트타임이나 제태크 근무와 같은 노동 유연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노동자에게 임금에 대한 걱정과 끊임없는 고용불안을 만들고 있다. 이런 시대에 만약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지분이 없거나, 또는 어떤 권리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없다면? 그건 남이 내 차의 핸들을 잡고 고속도로에서 속도제한 없이 멋대로 운전하고 있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2. 산업이 안정적일 때는 신규 도전자의 진입이 거센 반발에 부딪힌다..
의도적 단순화가 필요한 이유 2013년 지에 실린 하버드 경제학 교수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지 자원 부족이 빈곤층에게 부적절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이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향이 높고, 고소득 층에 비해 업무 집중력도 낮으며, 재무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는 연구도 있다. 심지어 이들은 정해진 약을 복용하는 것도 귀찮아 하거나 잊어버리고 안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전에는 이런 문제들이 주로 '교육 부족'이 원인으로 꼽혔다. 가난한 이들은 몰라서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를 진행한 심리학자들은 빈곤에 할당된 '정신 과정mental process(정보를 처리하는 심리적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빈곤은 그 자체로 정신을 소비하는 조건이고 돈..
피터 드러커가 GM을 분석하고 도출해낸 경영원리 요약 1. 기업은 경제조직일 뿐만 아니라, 일종의 사회시스템이자 정치시스템이기도 하다. 2. 최종소비자가 고객인 것과 마찬가지로 유통경로 역시 일종의 고객이다. 3. 기업의 규모는 내세울 만한 특성이 아니며 오직 성과만이 그런 특성이 될 수 있다. 4. 규모가 큰 기업이 지니는 한 가지 커다란 장점은, 그릇된 의사결정을 내린 후에도 어느 정도는 존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5. 기업이 성공한 뒤에는 꼭 자기만족의 함정에 빠진다. 자신이 모든 면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직의 치명적인 약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반드시 드러날 것이다. 6. 조직의 계층이 많아질수록 잡무의 수준은 상승하지만 의사소통의 효율성은 저하된다. 7. 조직은 목표가 아니라 수..
일관성의 법칙은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 연구에 따르면 경마장에서 마권을 구입한 사람들은 자신이 베팅을 끝낸 말의 우승 가능성을 더욱 확신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선거철 유권자들 또한 투표 직후 자신이 투표한 후보의 승리를 더욱 확신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듯 우리는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한번 결정하면 해당 관점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보인다. 이를 심리학자이자 의 저자인 로버트 치알디니는 '일관성의 법칙'이라 이름 붙였다. 그는 일관성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한 완구업체를 예로 든다. 일반적으로 완구회사의 매출은 크리스마스 직전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절정 이룬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고 나면 매출은 급감을 하는데 이는 시즌 기간동안 부모들이 이미 완구를 사는데 필요한 예산을 이미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때 ..
망해가거나 크게 발전이 없는 회사의 몇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중간관리자가 조직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고도 자신의 무능함이 탄로가 날까봐 (또는 실수가 무서워) 현상을 유지하거나 애써 무시해버린다. 나는 업무 차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나왔는데 하나같이 조직을 좀먹고 있으면서도 본인 스스로에게는 매우 관대한 모습을 보이거나 나름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재밌는 건 이런 조직 안에서도 소수의 유능한 인재가 종종 회사 전체를 먹여살리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조직원들은 그 사실조차 모르거나 그 지배력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쨌든 이런 무기력증에 빠진 기업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신규 기업의..
얼마 전, 사무실 근처에서 볼일이 있다며 방문한 친구를 만났다. 다 큰 아저씨 둘이서 저녁을 먹으며 가볍게 맥주 한 잔을 마시다 보니 역시 회사 이야기가 빠지질 않았다. 나는 최근 새로운 회사로 이직한 친구에게 "새 회사는 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가 "아, 조금 지나면 새 일자리 알아볼 거야"라며 볼멘소리로 말했다. "어? 너 이직한지 얼마 돼지도 않았잖아. 그리고 조건도 나름 만족해했었고…" 라며 묻는 내게 친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직급이 팀장이면 뭘 하냐. 기획자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말을 마치고 맥주 한 잔을 들이켜더니 친구는 이내 말을 이었다. "지난주에는 새로 들어온 팀원에게 일을 가르쳐 주는데 왜 이렇게 애를 들들 볶냐고 한소리 하더라. 나는 내 팀원에..
문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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