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말 일하기를 싫어할까?
<몰입flow>의 저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플로우란 일종의 심리적 작용으로 플로우를 경험한 사람은 '활력이 넘치고', '경험의 질이 상승하고', '만족감'과 같은 긍정적인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칙센트미하이는 플로우가 인간의 행복감과 연관이 깊다고 보았다. 그는 일(work)과 행복에 대한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람들이 일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언제 더 자주 플로우를 느끼는지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여가 상태에 있을 때보다 일을 할 때(또는 직장에 있을 때) 플로우의 빈도가 높았다고 응답했다. 칙센트미하이는 이를 통해 인간은 일을 하면서 행복감과 자아를 더욱 충만하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런데 연구를 진행하면서 칙센트미하이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플로우는 분명 긍정적 경험임에도 정작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그들은 더 많은 여가를 갖고 싶어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칙센트미하이는 '일의 역설'이라 표현했다.
"이들은 직접적인 경험의 질은 무시해버리고, 대신 일에 대한 깊은 문화적 고정관념에 의거해 자신의 동기를 결정짓는다. 일이란 부담이고, 구속이며, 자신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기 때문에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이 같은 모순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로 서구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일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라 결론지었다. 기독교 문화에서 일, 즉 노동이란 일종의 형벌(아담의 원죄)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칙센트미하이는 일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면 우리가 일을 통해 훨씬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터 드러커는 산업화 이후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인간에게서 일을 빼앗아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드러커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실업'을 꼽았다. 그는 실업이 개인들의 경제적 활동은 물론이고 사회적 지위,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간의 자아를 파괴시킨다고 보았다.
"사람이 일을 하기 싫어한다고 가정할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 본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을 하지 않으면 도덕적으로 육체적으로 타락한다."
드러커에 따르면 독일인들이 파시즘으로 나아갔던 근본적인 이유도 결국 실업으로 인한 정신적 아노미가 원인이었다. 그리고 이런 사회의 정치적 에너지는 늘 혁명과 전쟁 같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드러커는 자신의 노동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젠가 기술이 결국 인간의 모든 일을 대체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당장의 미래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 세대의 행운일 것이다."
드러커는 자본주의가 내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자신을 단순한 노동자가 아니라, 스스로를 경영할 수 있는 '자율적(Individual, 한국에선 '프로페셔널'이라 번역)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느님의 성전을 만들고 있다'라는 석공의 우화를 예로 들면서 기계적 노동과 자율적 노동에 구분을 지었다. 그는 공헌에 초점을 맞춘 사람은 단순한 노동이 아닌 보람과 사명감을 통한 일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고 보았다.
일본의 고도 성장을 이끌었던 경영인 이나모리 가즈오 역시 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노동이 선(禪)에 기반한 동양적 사고관에서 자아의 내면적 성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 보았다.
"일에 열심히 매진함으로써 얻는 열매는 성취감뿐만이 아니다. 일은 인간으로서의 기초를 다지고 인격을 연마해 나가는 '수행'의 역할도 하므로, 노동을 단지 생활의 양식을 얻는 수단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그는 이런 전통적 가치(근면함, 이타심, 감사함)를 경시하는 현대의 사회적 분위기를 안타까워 하면서 이 같은 풍조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일본의 불황은 미래에도 극복되기 힘들 것이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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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센트미하이는 플로우가 인간의 행복감과 연관이 깊다고 보았다. 그는 일(work)과 행복에 대한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람들이 일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언제 더 자주 플로우를 느끼는지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여가 상태에 있을 때보다 일을 할 때(또는 직장에 있을 때) 플로우의 빈도가 높았다고 응답했다. 칙센트미하이는 이를 통해 인간은 일을 하면서 행복감과 자아를 더욱 충만하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런데 연구를 진행하면서 칙센트미하이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플로우는 분명 긍정적 경험임에도 정작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그들은 더 많은 여가를 갖고 싶어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칙센트미하이는 '일의 역설'이라 표현했다.
"이들은 직접적인 경험의 질은 무시해버리고, 대신 일에 대한 깊은 문화적 고정관념에 의거해 자신의 동기를 결정짓는다. 일이란 부담이고, 구속이며, 자신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기 때문에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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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칙센트미하이는 일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면 우리가 일을 통해 훨씬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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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커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실업'을 꼽았다. 그는 실업이 개인들의 경제적 활동은 물론이고 사회적 지위,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간의 자아를 파괴시킨다고 보았다.
"사람이 일을 하기 싫어한다고 가정할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 본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을 하지 않으면 도덕적으로 육체적으로 타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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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커는 자신의 노동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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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커는 자본주의가 내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자신을 단순한 노동자가 아니라, 스스로를 경영할 수 있는 '자율적(Individual, 한국에선 '프로페셔널'이라 번역)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느님의 성전을 만들고 있다'라는 석공의 우화를 예로 들면서 기계적 노동과 자율적 노동에 구분을 지었다. 그는 공헌에 초점을 맞춘 사람은 단순한 노동이 아닌 보람과 사명감을 통한 일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고 보았다.
일본의 고도 성장을 이끌었던 경영인 이나모리 가즈오 역시 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노동이 선(禪)에 기반한 동양적 사고관에서 자아의 내면적 성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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