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온도(Color temperature)를 알면 소개팅 성공률이 올라간다
아래 두 이미지는 같은 식당의 사진이다. 보는 것처럼 모든 조건은 똑같고 조명만 다르다. 다음 중 소개팅을 장소로 적절한 곳은 어디일까?
답을 말하기 전에 우선 빛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는 사물을 볼 때 빛을 통해서 본다. 똑같은 물건도 어떤 빛 아래에서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심지어 완전히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건 빛에도 온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색온도(Color temperature)라고 한다. 조명이 노랗거나 하얗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 색온도 때문이다. 색온도는 K(캘빈)이라는 단위를 쓰는데, 온도가 높을수록 푸른색이나 보랏빛, 낮을수록 주황빛이나 붉은빛을 띈다.
연구에 따르면 색온도가 올라갈수록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준다고 한다. 학교나 학원의 강의실이 대체로 5000K ~ 6000K의 흰색 형광등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구간의 색온도는 긴장감을 높여 졸음을 방지하고 집중력을 빠르게 향상시킨다.
반면에 카페는 주로 2500K ~ 3000K의 색온도를 사용한다. 이 구간은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이런 조명 아래서 비교적 편안하고 자유롭게 대화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고객데스크 조명도 이와 비슷한 색온도를 사용하는데, 이건 화가 난 고객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첨부한 두번째 사진의 식당 조명은 2500K 정도로 보인다. 이렇듯 낮은 색온도는 상대방과 심리적으로 가까운 느낌을 주어 경계를 허무는 효과가 있다. 고급 레스토랑이 2500K 이하의 낮은 조명을 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좋아하는 사람과 내밀한 공간에서 밥을 먹는 행위, 이렇듯 단둘의 비밀을 공유하는 장소는 연인과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여름 캠핑을 갔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 텐트 안 어두운 랜턴 불빛 아래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은밀한 이야깃거리들을 했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한정된 장소에서 어둡고 낮은 색온도의 조명은 서로를 내밀하고 가까운 관계로 만들어준다.
검색 포털 사이트에 노출되는 '소개팅 식당'의 이미지가 전부 어두침침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새하얀 형광등 조명을 사용하는 식당에서 소개팅을 한다면, 평소보다 배는 긴장감을 느끼며 상대방과 대화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 사람을 가장 예쁘게 만드는 색온도는 몇 K일까? 일반적으로 3500K 구간의 색온도에서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한다. 사람들이 유독 백화점이나 호텔 화장실에서 셀카가 잘 나온다고 느끼는 이유는 화장실에 3000~3500K의 조명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 방송계에서 여배우의 매니저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사람이 누굴까? 바로 조명감독이다.)
'경영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협상의 기본 배트나(BATNA)는 무엇일까? (0) | 2023.12.23 |
---|---|
유명 작곡가 표절 논란으로 보는 히트 작품의 비밀 (1) | 2023.12.03 |
술 빚기와 빵 만들기, 그리고 경영 (1) | 2023.11.27 |
사마의와 이순신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던 용기의 리더십 (2) | 2023.11.20 |
피식대학의 성공 이유, 그리고 약자 전략(Underdog Strategy) (0) | 2023.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