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비용(cost)인가?
수많은 경영자들, 그리고 마케팅 전문가들마저 착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마케팅을 ‘비용’으로 보는 관점이다. 이건 불황을 대처하는 기업들의 모습에서 자주 목격된다. 이들은 영업 마진이 줄어들면 마케팅 예산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기업들이 마케팅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잘못됐다. 그는 마케팅이야 말로 결과, 즉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마케팅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비용으로 보았다. 드러커는 어떤 제품도 고객을 찾지 못하면 전혀 가치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는 과거에 전문 매거진 회사의 마케팅 자문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그 회사의 사장은 지면 광고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줄자 온라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온라인 사이트를 담당하고 있던 마케팅 담당자는 사이트에 방문하는 고객을 늘리기 위한 여러 방안을 제안했는데, 이에 대해 사장은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하며 보류했다.
“우리 매거진의 기사가 퀄리티가 얼마나 좋은데? 기사를 보려면 독자들이 알아서 방문해서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가 왜 그런 노력과 예산을 쓰면서까지 고객을 모아야 하나?"
이를 드러커의 관점으로 다시 보면, 매거진 회사의 사장은 마케팅의 원인과 결과를 반대로 알고 있었다. 기사의 가치가 높아서 독자가 모이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고객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회사는 온라인 사업으로의 진출도 실패했고, 오프라인 지면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막지 못했다.
따라서 경영자는 ‘기업의 목적이 원칙적으로 어디에서 유래하는가’를 분명하게 정의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객을 창출하고 그들에게 효용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그 유명한 피터 드러커의 ‘마케팅 콘셉트(marketing concept)’이다.
고객은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는 철저히 무관심하다. 대신 그들이 제품을 바라볼 때 ‘이 제품이, 또는 서비스가 효용이 있을까?’라는 물음만 던진다. 이건 제품에 들인 비용이나 노력이 시장에서 측정되는 제품의 가치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제품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단 하나의 요소로 구성된다. '고객이 그 재화에 대해 얼마나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가 그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자가 알아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경영의 성과(=이익)는 외부에서 비롯된다.
2) 마케팅은 기업이 결과를 만들기 위한 고유의 활동이자 유일한 기능이다.
3) 기업은 자신의 사명과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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